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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 클리닉
소개

 

갑작스럽고 폭발적으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근육들의 수축현상을 경련(seizure)이라고 합니다. 간질이란 대뇌의 비정상적인 전기적 방전이 발생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발작 증상들이 여러 번 반복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따라서 간질이란 만성적으로 경련 발작이나 이와 관련되는 증상들이 반복되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한 가지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그 원인을 알아보아야 하며, 정확한 진단 하에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증후군입니다.

 

간질발작의 종류

 

  • 전신적 발작은 몇 분 혹은 몇 시간 전부터 발작이 일어날 것 같은 전구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두통, 불면증, 신경질, 무력감 혹은 기분변화 등 다양하며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경련발작이 일어나게 되는 수도 많습니다. 즉 갑자기 정신을 잃고 온몸이 뻣뻣해 지는 시기를 강직성 경련기(tonic phase)라고 부르며, 이에 곧 이어서 사지나 전신근육들이 수축과 이완이 교대로 일어나는 간대성 경련기(clonic phase)가 뒤따르게 됩니다. 이 시기의 시간은 약 40초 정도이지만 경우에 따라 2~5분 정도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간대성 경련기에서는 수축과 이완이 교대로 일어나면서 입안의 침과 공기가 뒤섞여 거품을 내뿜게 되며, 간혹 치아들 사이에 혀가 물리는 수가 생기며, 소변을 누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 후 점차 경련횟수가 줄어들면서 발작이 사라지게 됩니다. 발작이 끝나도 발작후 혼미상태(postictal confusion)가 흔히 뒤따르고 이 시간이 대체로 5~10분 정도 지속됩니다.

    흔히 있는 간질발작의 또 다른 형태는 결신 발작(absence seizure)입니다. 주로 아동기에 잘 나타나며, 짧은 순간 갑작스런 의식 소실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마치 멍청해 보이는 순간이 있는 아이로 보이는 수도 있습니다. 흔히 계속하던 행동이나 운동을 일시 중단하는 현상을 나타내며, 잠시 허공을 쳐다보는 듯 하거나, 율동적으로 눈을 깜박이는 행동, 갑작스런 정지 상태, 혹은 물건을 떨어뜨리는 행동이 약 5~10초 정도의 아주 짧은 순간 일어나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거나 무심히 지나치는 수가 많습니다.
     

  • 부분발작은 뇌의 어떤 특정 부위와 상관이 있어 그 신경학적 특성이 경련발작의 증상으로 혹은 연관되는 증상으로 일어나는 형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부분 발작의 경우도 의식상실이 동반되는 경우와 의식은 있으나 몸이 말을 안 듣는 형태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분발작은 얼굴, 팔, 혹은 다리에서 부분적으로 경련이나 마비가 시작되는 형태로서 심해지면 전신성으로 퍼져나가 때로는 의식상실의 상태가 됩니다. 그러나 저린 느낌, 바늘로 찌르는 느낌, 두통, 복통, 불쾌한 냄새, 어지러움, 환청, 구토, 혹은 구역 등 다양한 여러 가지 증상이 발작과 연관되거나 혹은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간질발작의 진단

 

우선 의사는 환자의 증상들을 주의 깊게 듣고 파악하며, 그러한 경련발작이 어떤 형태인지, 발작의 원인으로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그 질병의 경과는 어떻게 되어 왔는지 등등을 상세히 알고자 합니다. 환자 본인과 직접 경련 발작을 지켜본 사람의 정보가 중요하므로 처음 외래 방문 시에 같이 오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찰 시에 이러한 문진과 더불어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에 대한 진찰이 계속된 후에 여러 가지 합당한 검사들을 시행하는데 이때 특히 중요한 것이 뇌파 검사입니다.

 

뇌파란 인간의 뇌에서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전기적 활동을 수집 기록한 형태의 파형을 말합니다. 뇌파검사는 흔히 일반뇌파검사, 수면뇌파검사, 혹은 특수뇌파검사로 구분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뇌파검사의 형태의 피검자의 머리표면에 약 1㎝크기의 전극을 20개 정도 부착시켜 기록을 하는 것입니다. 피검자에게 전혀 해가 없는 검사법이기 때문에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뇌파이외의 다른 검사법으로는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최근에 와서는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단일광자방출 전산화단층촬영(SPECT) 혹은 양전자방사 전산화 단층촬영(PET)등이 이용됩니다.

 

간질발작의 치료

 

지금까지 간질은 고칠 수 없다는 선입견 속에서 비관적으로 살아온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경련 발작은 치료될 수 있습니다. 간질을 치료하는 데는 약물 요법, 수술, 정신과적 상담 등의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하고 일차적인 치료법은 약물요법입니다. 이러한 경련발작을 억제하기 위한 약물은 총칭해서 항경련제 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반드시 매일같이 복용해야만 하며, 우리 체내에서 일정한 용량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간질발작이 항경련제로 조절되지만 드물게는 아직도 약물효과가 없는 특수한 형태의 경련 발작이 있습니다. 한편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얼마 동안이나 약을 먹여야 합니까?’ 라고 질문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는 쉽게 치유되지만, 어떤 경우는 약물 효과가 거의 없어 다른 치료 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원칙을 먼저 마음에 새겨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으로 간질발작의 종류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정기적인 외래 진찰을 통해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약물치료의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투약시간을 잘 지키며,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다.

 

간질과 관련된 오해들

 

진료실에서 환자 및 보호자들이 가장 흔하게 궁금해하거나 오해가 많은 질문을 하나씩 문답식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Q 간질은 치료가 되지 않는 불치의 병이다.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하여 이제 간질은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닙니다. 대단위 통계 연구에 의하면, 간질 환자의 약 70% 정도는 1-2개의 항경련제로 발작이 완전히 없는 상태로 되는 완치 상태가 될 수 있으며, 나머지 30%의 환자도 수술적 치료, 미주신경자극술, 케톤식이요법 등으로 60-70% 정도가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반 수 이상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간질은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닙니다.

 

Q 간질은 유전이 되는 병이다.
일부 특발성간질증후군은 유전적인 소인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유전적인 소인을 가진 정도와 비유가 될 듯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전자의 이상에 의한 간질은 전체 간질 환자의 1% 미만 정도로 극히 드뭅니다. 일반적으로 간질은 유전 질환이 아니며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후천적으로 뇌에 손상을 받으면 간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간질 환자는 결혼을 하여 건강한 자녀를 낳을 수 있습니다.

  

Q 아이들만 생기는 병이 아닌가요?
간질은 어느 연령에서나 뇌 손상을 받으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 손상의 원인은 연령에 따라 다릅니다. 소아는 분만시 뇌 손상, 중추신경계 감염 질환, 그리고 특발성간질이 많은 반면, 성인이나 노인은 뇌 외상, 뇌졸중, 뇌종양 등이 흔합니다. 최근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의해서, 노인 간질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Q 간질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생기는 병이다.
간질은 뇌 손상에 의해서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이지 정신질환이 아닙니다. 정신적인 충격에 의해서는 간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로, 수면 부족,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은 발작을 잘 촉발하게 하는 유발 요인으로 작용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질의 치료에 있어서, 약물 복용도 중요하지만 환자 스스로 철저한 자기 관리도 아주 중요합니다.

  

Q 뇌파, MRI가 정상인데도 간질인가요?
뇌파는 간질파가 나오는지, 나오면 뇌의 어느 부위에서 나오는 지를 알아보는 검사이고, MRI는 간질을 일으키는 뇌 손상이 있는지, 있으면 어떤 종류인지를 알아보는 검사법입니다. 그러나, 간질 환자에서 뇌파에 이상이 나오는 경우는 약 70-80% 정도이고, MRI 검사도 비슷한 정도입니다. 따라서, 뇌파나 MRI 검사가 정상이라도 반복적으로 간질발작을 하면 간질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Q 한번 간질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간질은 뇌 세포의 이상 흥분성을 완전히 소실시켜야 완치가 됩니다. 보통, 발작이 완전히 없는 기간이 적어도 2-5년 정도가 되어야 흥분성이 완전히 소실되었다고 간주하고, 약을 서서히 줄여 중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간질약(항경련제)은 적어도 2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서 병이 완치되기를 기다려야 하지만, 일생 동안 약을 복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Q 수 년간 약을 잘 먹었는데도 발작이 왜 계속되는가요?
간질은 조기에 진단하여 빨리 약물 치료를 시작할수록 발작 조절이 잘 됩니다. 치료를 늦게 시작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발작이 잦은 경우에는 발작으로 인한 뇌 손상이 추가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발작 조절은 점차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따라서, 약을 얼마나 오래 먹었는지 보다는 제대로 잘 먹고 발작 조절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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